남강문화재단과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교육부가 후원하는 제25회 남강교육대상에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의 이상봉(60) 교사가 선정됐다. 남강교육대상은 일제강점기 기독교계 민족지도자로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에 큰 업적을 남긴 남강(南岡) 이승훈(1864∼1930) 선생의 교육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참스승’을 발굴해 수여한다.
서울 용산구 보광로 남강기념관에서 25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이 교사 등 3명이 수상했다. 남강의 교육이념인 애(愛) 성(誠) 경(敬)을 기려 명명된 애상(愛賞)은 장세진(59) 전북 완주 한별고교 교사, 성상(誠賞)은 서동욱(52) 경주 신라공업고교 교사가 각각 받았다. 올해는 경상(敬賞)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상 수상자인 이 교사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 장애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장애 극복 경험을 제자들과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32년 교직생활을 이어왔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장애인이 사회에서 먼저 해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 솔선수범하며 자신을 먼저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장애 학생들과 음악, 체육, 컴퓨터, 사진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 교사는 3년간 작업 끝에 2010년 ‘잠상, 나 드러내기’란 제목으로 시각장애 청소년들의 꿈을 사진으로 담아 인천·서울에서 전시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사회에 자신을 드러낼 계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만든 전시회였다. 이를 토대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하세요’가 만들어져 전국에 개봉되기도 했다. 영화는 혜광학교 학생들이 사진을 배워가며 홀로서기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들의 사진작품 활동을 돕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전문 사진갤러리’를 인천에 열었다. 이 공간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찍은 사진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애상 수상자인 장 교사는 문학·방송·영화평론가를 겸한 국어 교사다. 입시 위주의 고교 교육현실에도 학생들의 순수한 특기·적성교육에 매진했다. 학교 신문, 교지 만들기, 문예지도 등을 통해 전국 글짓기 공모전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입상하도록 도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소녀가장 학생들의 시집 ‘고백’을 펴내 큰 호응을 받았다.
성상 수상자인 서 교사는 24년 동안 기술교육에 매달린 교육자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인재 지도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20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국제기능올림픽 자동차차체수리·자동차페인팅 부문에서 국가대표 5명을 배출해 다수의 메달을 획득했다. 서 교사는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과도 꾸준히 소통하며 제자들이 사회에서 자리 잡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선배들과 같은 길을 가려는 제자들에게 만남을 주선하는 등 인생의 스승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장애 학생들에게 꿈 키워준 ‘장애인 선생님’… 제25회 남강교육대상에 인천 혜광학교 이상봉 교사
입력 2015-03-2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