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은 창원 LG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LG는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선수들의 체력도 바닥이었다. LG는 지난 8일 6강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22일 3차전까지 15일간 총 8번의 격전을 치렀다. 외국인 선수는 크리스 메시 뿐이었다. 주장 김영환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태”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LG가 24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4대 79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쿼터까지 양 쪽 모두 풀리지 않았다. LG는 말할 것도 없었고 10개 구단 중 서울 SK와 함께 베스트5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모비스도 만만치 않게 지쳐 있었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공은 매번 림을 벗어났다. 3쿼터까지 LG의 2점슛 성공률은 40%에 불과했고 모비스의 3점슛 성공률은 25%에 그쳤다. LG와 모비스가 넣은 점수도 각각 53점과 50점에 불과했다.
정신력 싸움에서는 좀 더 절박한 쪽이 유리했다. LG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의 아픈 기억을 되풀이할 수 없었다. LG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가 자신들의 홈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김영환은 “경기 전 선수들끼리 오늘만큼은 모비스가 우리 홈에서 축포를 터뜨리게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잠잠하던 득점포는 4쿼터 막판 터졌다. LG는 김영환, 양우섭, 문태종 등이 연속으로 외곽포를 날렸다. 3점슛 5개를 포함해 31점을 몰아넣었다. 모비스도 송창용의 3점슛 2개와 양동근의 골밑슛으로 29점을 몰아넣으며 추격 의지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승리는 끝까지 힘을 낸 LG의 차지였다. 김진 감독도 ‘투혼’이라는 단어와 함께 “체력을 다 써가며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양 팀은 26일 울산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창원=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프로농구] 투혼의 LG… 챔프전행 승부 원점
입력 2015-03-25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