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몸집 쪼개기 사활 건 ‘책임 예산제’ 도입

입력 2015-03-25 02:42 수정 2015-03-25 19:52

네이버가 연봉을 조직별로 자율적으로 정해 개인에게 나눠 지급하는 '책임 예산제'를 도입키로 했다. 최근 팀제(制)와 본부제를 폐지한 데 이어 연봉까지 조직 내에서 결정토록 하면서 '작은 네이버'로의 몸집 쪼개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연봉을 포함해 보상, 승진 등과 관련한 모든 인력 예산을 조직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 예산제를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네이버는 급여를 그동안 직급 간 비슷한 수준의 연봉과, 별도의 성과급을 더해 지급하는 '연봉+성과급'으로 책정해 왔다. 성과급의 경우 조직별로 총액이 다르게 주어져 이를 개인별 역량 평가에 따라 분배해왔다. 이러한 성과급 지급 방식을 연봉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편된 책임 예산제에 따르면 조직장이 조직(랩·셀)별로 주어진 총액 안에서 동료평가 등을 바탕으로 각 직원의 역량에 맞게 연봉 총액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부문별로 지급할 수 있는 총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직별 구성원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연봉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단기성과가 필요한 조직의 경우 성과급을 올리고, 개발 조직은 연봉비중을 올리는 등 연봉 체계 방식을 해당 조직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네이버 관계자는 "조직별 금액은 조직 인력 운영 상황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며 "조직을 작고 빠르게 가져가면서 역동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막강해진 조직장 권한은 기존 평가제도인 '리뷰제'를 강화해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최근 몸집 쪼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조직 개편·연봉 체계 손질은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주문한 '모바일 회사'로의 변신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점점 작은 단위의 조직으로 쪼개야만 특히나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팀제를 폐지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본부 제를 폐지해 의사결정 단계를 3단계에서 '센터·그룹-실·랩' 2단계로 축소시켰다. 여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작은 조직을 사내 벤처와 같은 '셀' 조직으로 독립시켜 사내 기업(CIC·Company-In-Company)으로 키우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