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안심전환대출, 40조원으로 2배 늘린다… 정부, 재원 상향 단계 추진

입력 2015-03-25 02:34 수정 2015-03-25 09:29

정부가 24일부터 시행된 ‘안심전환대출’(2%대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과 관련, 대출 재원을 올해 목표치 20조원의 배인 4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전날 간부회의에서 “전환 수요가 많다면 월 5조원 한도에 얽매이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주요 재원인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은 적정 한도에 다다른 상황이어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주금공 자본금 한도를 늘리는 방안과 함께 주요 주주인 한국은행과 정부의 추가 출자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안심전환대출 진행 상황에 따라 규모를 40조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낮은 금리의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와 관련, “일단 가계대출 안정화 차원에서 변동금리 대출자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해 추후 고정금리 대출자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상품 출시 첫날 대출 승인액이 3조3036억원(2만6877건)에 달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금공의 MBS 발행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주금공은 자기자본의 최대 50배까지 MBS를 발행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통상 35배 이내로 발행 물량을 제한해 왔다. 지난달 현재 주금공의 납입자본금(이익잉여금 포함)은 1조8166억원으로 35배에 해당하는 최대 지급보증액은 63조5810억원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MBS 발행 잔액이 52조3814억원이어서 발행 여유가 11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목표치 20조원을 채우려면 적정 지급보증 배수 35배를 훌쩍 넘게 된다. 금융위는 법상 허용된 50배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건전성 때문에 이를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정부와 한은은 현행 2조원인 법정자본금 한도를 상향하는 한편 추가 출자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는 데 주금공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한은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특정 정책금융에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주금공 법정자본 한도를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이달 초 발의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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