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대기 행렬… 안심전환대출 첫날 3조 갈아탔다

입력 2015-03-25 02:42 수정 2015-03-25 09:29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상담 고객들이 몰려들자 KB국민은행은 영업점마다 안심전환대출 상담 전용 창구를 개설했다. 서영희 기자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한 대출자들의 열기에 막바지 꽃샘추위도 무색해졌다. 대출 한도 20조원이 금방 소진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신청자들은 새벽부터 영업점 앞에서 서류를 들고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출시 첫날에만 이달치 배정분 5조원의 60% 이상이 소진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날인 24일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창구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출 상담자들이 몰리자 KB국민은행 영업점은 아예 전용 상담창구를 만들었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일반대출 업무를 보기 위해 은행을 찾은 이들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한 고객은 “대출 업무 때문에 일부러 회사도 빠지고 왔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난감해했다. 은행 직원은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고객들이 첫날부터 많이 몰렸다”면서 “오전 6시30분부터 기다린 고객도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마포에 있는 하나은행 영업점 대출창구는 안심전환대출 상담 고객들로 가득 찼다. 상담 중에도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대기 고객들은 대부분 대출 관련 서류가 담긴 서류봉투를 들고 있었다. 이미 출시 전부터 여러 차례 상담을 받아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영업점에선 장시간 기다렸으나 전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은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상담을 받은 최모(52·여)씨는 “2%대 대출이자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 지금 기존 대출이 고정금리대출이라서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4%대 이자를 내는데 신규 대출의 대출이자가 자꾸 떨어지는 걸 보니 속이 쓰리다”며 “고정금리 대출자는 왜 구제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존 대출자들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안심전환대출 승인은 출시 첫날 3조원을 돌파했다. 전국 16개 은행에서 오후 6시까지 2만6877건의 안심전환대출 승인이 이뤄졌고 승인액은 3조3036억원에 달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5일 중에 이달치 배정분 5조원이 소진될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급한 마음에 무작정 은행을 찾기보다는 먼저 전환 대상이 되는지 확인하고 은행에 문의한 뒤 서류를 챙겨 영업점에 방문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대출 신청 대상 여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 ‘전환대상확인(체크리스트)’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 능력이 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대출금리는 낮아지지만 신청 다음 달부터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월 납부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금리가 매월 재산정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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