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00층 돌파’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 르포… “2중 3중 검증” 강조 그래도 안전 의구심

입력 2015-03-25 03:19
석희철 본부장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4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 및 안전기원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등 참석자들이 대형 안전모에 안전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지난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최상층인 100층에 올랐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공사용 호이스트(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76층까지 오른 뒤 조금 작은 간이 호이스트로 갈아타고 다시 96층까지 도달했다. 이후 4층을 걸어올라 비로소 100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올라가는 데만 20분 정도가 소요됐다. 2010년 11월 착공해 100층을 쌓아 올리는 데 걸린 시간만 4년5개월이다. 100층 높이는 413.65m로 남산과 서울타워를 합친 높이(464.3m)와 비슷하다. 앞으로 23층을 더 쌓아올리면 최종 높이는 555m에 달하게 된다.

지상 온도는 20도가 넘었고, 바람도 거의 없는 따뜻한 날씨였다. 그러나 위로 오를수록 바람이 강해지더니 100층에서는 제법 거센 바람이 불었다. 롯데는 안전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바람이 불면 호이스트 운행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최상층 100층 외벽 양쪽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타설기 두 개가 설치돼 있었고, 자재를 옮기기 위한 타워크레인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1246㎡(377평) 남짓한 100층 공사 현장에서 인부 10여명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건물 밖으로 눈을 돌려 보니 인근 아파트는 엄지손톱 크기보다 작았고, 줄지어 움직이는 자동차들은 개미처럼 느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맑은 날씨에는 동쪽으로 경기도 남양주, 서쪽으로 인천 송도까지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최상층 공사현장에 24시간 인력을 배치해 만약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100층 건설현장을 둘러본 뒤 롯데월드타워 건축을 총괄하고 있는 석희철(56) 롯데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을 만났다. 석 본부장은 그동안 롯데월드타워와 관련된 다양한 안전 관련 의혹을 의식한 듯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단계부터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2중 3중의 검증을 거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이라고 강조했다. 구조 안전성과 기초기반 설계를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미국 회사에 의뢰했고, 이후 또다시 경쟁사에 용역을 줘 설계의 안전성을 재검토했다.

초고층 건물의 뼈대를 형성하는 철골과 콘크리트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제2롯데월드에 쓰인 콘크리트는 2005년 미국 CTL사에 보내 수년간 테스트를 거쳤다. 철골에도 높은 안전도를 보장하는 고유의 용접기술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롯데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안전관리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석 본부장은 특히 진동과 누수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16일 영업이 정지된 롯데월드몰의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이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영업정지 이후 전체 건물의 구조안전성을 체크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고, 문제가 됐던 영화관 진동 및 아쿠아리움 누수 관련 보수도 다 끝났다”며 “영업이 정상화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들은 23일 “영업정지가 계속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만이라도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탄원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루 10만명 수준이던 롯데월드몰 방문객은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폐쇄 이후 6만명으로 줄었다. 내방객이 급감하면서 롯데월드몰에서 일하는 직원은 1000명이나 줄었고, 점포들의 매출액도 평균 30∼40% 감소했다. 한 상인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종업원 월급은커녕 부도가 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석 본부장은 건축기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 2011년 6월 롯데월드타워 기초지반 위에 거대한 매트 콘크리트를 타설한 순간을 꼽았다. 제2롯데월드 기초는 암반위에 타설한 두께 6.5m 좌우 길이 72m의 거대한 콘크리트 판이다. 이 판을 만들기 위해 레미콘 5300대가 동원돼 32시간동안 끊임없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었다고 한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24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100층 돌파 기념행사에서 “안전에 최선을 다해서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다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