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면했다. 그러나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시한을 1주일 앞둔 시점에서야 이뤄진 이번 만남에서 ‘대화하자’는 이 장관과 ‘노사정위원회 논의부터 중단하라’는 한 위원장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찾아 “오늘 첫 만남이지만 앞으로 장소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만나서 현안을 상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면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지난달 총파업 방침을 천명하며 3월 말을 시한으로 대통령 면담과 대정부 요구 사항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분명한 항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공개 모두발언 이후 1시간가량 더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서도 두 사람은 기존의 주장만 재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면담이 끝난 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장관의) 철학이 재벌들의 이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실효성 없고 노동자의 양보만 요구하는 노사정 협의의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에서 TV정책토론 등의 방안도 제시됐지만 민주노총 측이 ‘노사정위 논의 중단’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3월 말 내에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장관도 민주노총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첫술에 배부를 수 있느냐”면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왜 절실한지 등을 놓고 격의 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현안이 있을 때 파업은 적절치 않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은 2013년 6월 방하남 전 장관 이후 처음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노동개혁 시한 1주일 남기고 만났지만… 李고용·韓민노총 위원장 ‘빈손 회동’
입력 2015-03-25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