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광범위하게 기대”되지만 정책 경로는 불확실하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뉴욕경제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인상 시기가) 6월이나 9월 혹은 그 이후가 될 것이냐는 각종 데이터와 지정학적 위험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제로(0) 금리가 올해 안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격적으로’ 그 방향대로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피셔 부의장의 발언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달러 가치가 꺾이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주택판매 건수 등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약해진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0원 내린 달러당 1104.6원에 마감돼 이틀 새 18원 급락했다. 이는 지난 9일(달러당 1112.1원) 이후 최저치다.
달러에 대한 강세가 완연한 유로화는 이날 1.19% 상승해 유로당 1.0949달러까지 가치가 뛰었다. 이로써 지난주 기록인 유로당 1.10625달러에 근접했다. 달러는 엔화에도 약세를 보여 달러당 119.75엔으로 0.23% 가치가 떨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달러 강세가 끝났는지 모른다”면서 따라서 “지금 유럽행 항공권을 끊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WP는 연준이 시장에 ‘약간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주고 있다면서 달러 가치가 연준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판단해 ‘견제구’를 던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유럽행 항공권을 지금 끊어야 환차손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소시에테 제너랄의 세바스천 갤리 선임 통화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피셔가 연준의 통화 정책 정상화 기조를 확인했으나 현 시점에서 서두르지 않을 것임도 강조했다”며 달러화의 조정 흐름이 앞으로 수주일 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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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꺾인 달러… 환율 이틀새 18원 급락
입력 2015-03-25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