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민호·수지 열애 소식 3분 만에… MB정부 대출논란 물타기? 또 ‘묻지마 음모론’ 솔솔

입력 2015-03-25 02:58

[친절한 쿡기자] 한류스타 이민호(28·아래 사진 왼쪽)와 수지(21·아래 오른쪽)의 사랑을 놓고 엉뚱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큰손’이 논란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슈퍼스타의 열애설을 이용했다는 음모론입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는 24일 이명박(74·위) 전 대통령, 이민호, 수지의 이름으로 요동쳤습니다. 이 전 대통령을 검색하면 이민호, 수지가 관련 인물로 표시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게 가해질 비난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이민호와 수지를 동원했다”는 음모론이 불거지면서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23일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재직하던 2008∼2012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해외자원개발 기업 29곳에 일반융자 형식으로 2800억원 넘게 빌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 온라인 매체가 영국 런던에서 촬영한 이민호와 수지의 데이트 사진을 공개한 뒤부터 네티즌의 관심은 이 전 대통령에게서 떠났습니다. 이민호와 수지가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였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음모론은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의 누군가가 이민호와 수지의 데이트 계획을 온라인 매체에 흘려 폭로 시점을 조정했다는 것입니다. 음모론자들은 두 기사의 최초 보도시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온라인 매체가 사진을 공개한 시점은 오전 9시57분입니다. 한 경제지가 이명박정부 당시 2800억원 기업융자를 인터넷에 처음 보도한 것은 오전 10시였죠. 이민호와 수지의 열애설을 3분 먼저 폭로해 ‘물타기’를 시도했다는 겁니다.

이런 종류의 음모론은 처음이 아닙니다. 정상급 스타의 열애설이 불거질 때마다 나왔죠. 배우 원빈(38)과 이나영(36)의 열애설이 터졌던 2013년 7월에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는 음모론이 제기됐습니다. 소설가 이외수(69)씨가 “고위층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 스캔들이 동시 상영되는 뻔한 수법”이라고 트위터에 적으면서 논란을 키웠죠.

하지만 음모론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합니다. “정치권에 의해 모든 것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허무맹랑한 음모론은 사건의 본질을 훼손할 뿐입니다. 네티즌도 더 이상 음모론에 휘둘릴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한 번 읽어보는 것이죠.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