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올 첫 해외 출장지는 美·멕시코…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등 생산시설 점검

입력 2015-03-25 02:48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4박5일간의 미국·멕시코 출장길에 올랐다. 유로 및 엔화 약세, 픽업트럭 시장 확대, 제품 라인업 부족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판매와 생산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출장이다. 정 회장은 2013년 5월과 지난해 8월 미국을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선 바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현대·기아차 판매법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멕시코 몬테레이의 기아차 공장 건설 현장도 직접 챙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춘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픽업트럭의 판매를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일본 및 유럽 자동차업체들도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인센티브 확대 등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올해 미국 시장에서 미국·일본·유럽 업체의 협공이 예상된다”며 “우리만의 강점을 살리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특히 “우리는 과거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혁신적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해 왔다”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미국 시장의 성장률을 넘어서는 성과를 창출하자”고 독려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30만6000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8% 증가한 14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2월 17만123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7%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소형 SUV 투싼을 출시하고 쏘렌토와 싼타페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주력 차종인 아반떼와 쏘나타, 제네시스 판매 프로그램도 강화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이 미국 현대차 제2공장 건립을 검토하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정 회장을 수행한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