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세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한다. 27일부터 열리는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IBK기업은행 간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는 세터싸움의 진수가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최고의 두 세터 이효희(35·도로공사)와 김사니(34·기업은행)가 팀을 지휘하기 때문이다.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국가대표로 명성을 높였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이효희가 주전세터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효희는 지난 시즌 기업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세터로는 최초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이번에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MVP 2연패가 유력하다. 김사니는 아제르바이잔에서 활약하다 이번 시즌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효희의 빈 자리를 메웠다. 프로배구 원년부터 도로공사에서 활약했던 김사니는 KT&G로 이적한 뒤 2009-2010 시즌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본 적이 있다. 두 번째 우승을 놓고 경쟁해야 할 팀이 공교롭게도 친정팀 도로공사다.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20승10패를 기록했던 양팀이지만 승점에서 앞선 도로공사가 10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6차례 시즌 맞대결에서는 기업은행이 4승2패로 우세하다.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시즌 상대전적 2승4패로 열세였던 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물리쳤듯이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성적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이효희와 김사니는 정규리그 세터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할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양팀의 공격자원이 상이한 만큼 토스도 다르다. 도로공사는 득점 3위 니콜(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기업은행은 공격 트리오 데스티니(미국)·박정아·김희진의 파워가 막강하다.
센터의 노련미와 흐름을 뒤바꿀 서브 위력은 도로공사가 위다. 도로공사에는 경험 많은 센터 정대영과 서브 2위 문정원이 있다. 도로공사는 리시브와 디그에서 만점활약을 펼쳤던 리베로 김해란의 부상 공백이 약점인 반면 기업은행은 리시브 1위 채선아와 8위 남지연이 건재하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이효희냐, 김사니냐… 女 챔프전 세터싸움 볼만
입력 2015-03-25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