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잡겠다” 이구동성… 2015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입력 2015-03-24 02:24
프로야구 사령탑들이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김태형 두산 베어스, 양상문 LG 트윈스, 김용희 SK 와이번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김성근 한화 이글스, 김경문 NC 다이노스, 조범현 kt 위즈, 김기태 KIA 타이거즈,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연합뉴스

어느 팀이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를 저지할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선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이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무릎을 꿇은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아쉬웠다”며 “올 시즌 다시 한번 도전해 삼성 5연패를 저지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5개 구단 사령탑이 스프링캠프에서 결의한 사연까지 전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양 감독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염 감독과 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함께 식사하면서 ‘올해는 삼성을 반드시 잡아야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김용희 감독은 “삼성은 쉽게 넘을 수 없는 큰 산이지만 열심히 싸워서 한 번 올라가겠다”면서 “우리가 한 번 (우승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시범경기에서 꼴찌에 머물렀던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사령탑 시절인 1997년의 예를 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신했다. 김 감독은 “쌍방울 때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지만 정규리그에선 3위에 올랐다”면서 “미디어데이에서 오늘은 뒤에서 두 번째로 나왔지만 내년에는 앞에서 두 번째로 나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2위가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작년 11월 한화를 맡아서 (부상 때문에) 한 번도 선수 전원을 집합시킨 적이 없다”면서 “(개막일인) 28일에는 다 나온다. 목표는 우승이다. 전력질주 하겠다”고 강조했다.

9개 구단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되는 ‘디펜딩 챔피언’의 류 감독은 “왜 삼성을 우승 후보로 꼽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두 달간 스프링캠프에서 준비를 많이했다. 올해는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시즌을 치른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류 감독은 통합 5연패의 거센 장애물이 될 팀으로는 넥센과 SK를 꼽았다.

선수들은 이색 공약을 내며 저마다 우승을 꿈꿨다. 삼성 박석민은 “우승한다면 팬티만 입고 팬들 앞에서 춤을 추겠다”면서도 “주장의 권한으로 나만 빼고 김상수, 구자욱 선수만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NC 다이노스 이재학은 “나성범과 단상에 올라가서 섹시댄스를 한번 춰보겠다”고 공언했다.

두산 김현수는 “일단 유희관의 옷을 벗기겠다”고 한 뒤 “두산에 남아서 삼성처럼 4연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현수가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때문에 우승하면 두산에 남겠다는 깜짝 공약이었던 셈이다. 롯데 최준석은 “옷을 벗고 사직구장 한바퀴를 돌겠다”고 했고,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내년 개막전에서 안경을 벗고 던지겠다”고 했다.

자존심 대결도 벌어졌다. 한화의 이용규가 “우승하면 내년 홈 개막전 지정석을 내가 다 쏘겠다”고 하자 kt 박세웅은 “스카이박스를 쏘겠다”고 응수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