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차기 대선주자 중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해 2016년 미 대통령 선거를 향한 대장정의 서막이 올랐다.
크루즈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선에 출마하며 여러분의 지지를 얻게 되길 희망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용기 있는 보수의 새로운 세대가 나서야 한다. 나는 투쟁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인 어머니와 쿠바 태생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크루즈 의원은 44세의 초선 의원에 불과하지만 당내 강경보수를 대변하는 ‘티파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의무화 법안)에 반대하는 21시간이 넘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연설로 일약 전국구 스타가 됐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크루즈 의원을 시작으로 향후 몇 주간 10여명의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했다.
절대 강자 없이 잠룡들이 난립 중인 공화당에서는 ‘3부자 대통령’을 노리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CNN 여론조사 결과 16%의 지지율로 당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등이 ‘힐러리 대세론’에 맞서 ‘세대교체론’을 기치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같은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한 쿠바계 루비오 의원이 크루즈 의원과 함께 공화당의 취약 계층인 히스패닉 공략의 선봉장으로 주목받으면서 부시 전 주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플로리다를 사수하기 위해 ‘홈랜드 시큐리티’(안방 수성전략)로 명명한 지지기반 강화작전에 돌입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라는 독보적인 후보를 앞세운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아직 경쟁이 수면 위로 부각되진 않았다. 힐러리는 최근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62%의 압도적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 노출과 라이벌들의 집중 공세 속에 ‘힐러리 카드’의 본선 경쟁력에 지속적인 의구심이 제기되자 당초 다음달로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여름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틈타 두 번의 대선 캠페인 경력을 지닌 관록의 조 바이든 부통령이 15%의 지지율로 꾸준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월가 개혁의 기수’로 진보진영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선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개혁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유력 대안으로 꼽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내년 11월 향해 美 대선 레이스 불 붙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차기 대선주자 첫 출마 선언
입력 2015-03-24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