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 지는 꽤 됐다. 하지만 공연계에선 팬덤을 바탕으로 한 스타 마케팅이 워낙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그동안 SNS는 활발하게 쓰이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들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SNS 마케팅이 공연계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관객을 극장으로 폭풍흡입하고 있다.
성공적인 SNS 마케팅으로는 CJ E&M의 뮤지컬 페이스북이 단연 꼽힌다. 8만7000여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이 페이스북 계정은 지난해 말 ‘킹키부츠’와 관련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킹키부츠는 공연계 불황 속에서도 흥행을 기록한 드문 작품으로 남았다.
다른 공연기획사나 극단들이 CJ E&M의 뮤지컬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정보를 올려 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미스 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2015 제15회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 조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이곳을 통해 처음 노출되기도 했다.
CJ E&M 박종환 차장은 23일 “마케팅이 날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공연계 역시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SNS 마케팅을 중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작품과 차별화된 콘셉트로 타깃층을 공략하지 않으면 이 마케팅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극장 창작뮤지컬 ‘난쟁이들’(2월 27일∼4월 26일)의 폭발적인 인기 배경에도 동화를 패러디한 작품의 재미 외에 효과적인 SNS 마케팅이 자리 잡고 있다. 난쟁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지난 1월 중순부터 매주 한 편씩 유튜브에 5편의 영상을 띄웠다. 이들 영상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현실을 반영한 논픽션으로 뮤지컬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도 먹혀들었다.
난쟁이들 뮤직비디오는 코믹한 콘셉트로 1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난쟁이들은 SNS에 광고 영상과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였다.
홍보마케팅 대행사인 ㈜랑의 엄지영 과장은 “작품 인지도가 낮은데다 일반 대중이 아는 스타가 출연하지도 않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솔직히 처음엔 실패할까봐 우려도 했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분에 뮤지컬 팬은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회자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공연계 SNS ‘입소문 마케팅’ 톡톡
입력 2015-03-24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