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또는 동종 업계 간 손잡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마케팅’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주로 패션 업계에서 널리 쓰였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 새로운 고객 발굴 등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오픈마켓 옥션은 편의점 GS25와의 제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옥션은 GS25 매장에서 판매하는 ‘플러스 원’ 상품을 온라인에서 최초 판매하게 된다. 보통 매장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던 플러스 원 행사상품을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비자는 구입 후 모바일 기기로 전송된 ‘e쿠폰’을 매장에서 상품으로 교환하면 된다.
온·오프라인이라는 서로 다른 채널을 가진 두 회사가 손을 맞잡은 것은 오픈마켓과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영향이 크다. 편의점 주 고객층인 10∼30대 소비자는 오픈마켓 주 고객층과 겹친다. 특히 해당 연령대 소비자는 자신이 직접 쓸 수도 있고 SNS 등을 통해 지인에게 보낼 수도 있는 e쿠폰 구매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 판매채널 및 상품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채널 간 협업 외에 상품 구성에서의 협업도 활발하다. 편의점 CU는 지난 19일부터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와 협업한 아이스 드링크 ‘델라페’를 출시했다. 아이스 드링크 이용 비중이 높은 20, 30대 국내 소비자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라인 가입자가 많은 지역 관광객을 공략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가구업체 까사미아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라인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서로 유사한 업종에서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 주로 식음료 업계에서 레시피 개발 등의 방법을 통해 두 회사의 브랜드를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서울우유협동조합과 함께 셰이크 형태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비빔면 시장 1위 팔도는 여름철을 맞아 동원F&B의 골뱅이 및 CJ제일제당 알래스카 연어와 함께 요리할 수 있는 ‘골빔면’ ‘연빔면’ 레시피를 공개해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패션 업계에서 시작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다른 업종으로 확장되는 것은 소비자의 기호가 과거에 비해 빨리 바뀌고 업체 간 경쟁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과 관계가 깊다. 자신만의 요리법을 만들어 공유하는 ‘모디슈머’ 열풍에서 보듯 소비자의 기호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동종 업계나 다른 업종 간 결합은 보다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에 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간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기획] 업종불문 뭉친다… ‘협업 마케팅’ 확산
입력 2015-03-24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