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에드워드는 출장지에서 호텔로 운전해 가던 중 길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콜걸 비비안을 보게 된다. 순진한 비비안의 모습에 이끌린 에드워드는 사업을 위해 그녀를 일주일간 파트너로 고용하고, 비비안은 얼떨결에 숙녀 수업을 받는다. 비비안의 신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갈등을 겪게 되지만 다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1990년 가을, 게리 마샬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전 세계 박스 오피스를 휩쓸었다.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 주연의 ‘프리티우먼’(사진)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영화 개봉 25주년을 맞아 20일(현지시간) “프리티우먼은 매컬리 컬킨의 ‘나홀로 집에’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좋은 친구들’처럼 90년대 가장 강렬했던 영화는 아니다”면서 “이 영화는 우리 대중문화에 많은 선물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비비안 역에 낙점됐을 당시 줄리아 로버츠는 완벽한 여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22세의 줄리아 로버츠는 시기적절하게 터지는 폭발하는 듯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비비안 역으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남자주인공을 맡은 리처드 기어는 이 영화로 사그라졌던 인기를 되찾았다.
영화는 ‘과시적 소비’와 패션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WP는 “남자주인공 에드워드가 부티크 직원에게 신용카드를 내밀 때 관객들은 황홀에 빠졌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91년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베르사체의 런웨이는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보여줬던 패션인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롱부츠와 짧은 옷, 물방울무늬 드레스’로 채워졌다.
프리티우먼은 순정 로맨스의 황금기를 열기도 했다. 미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화로 평가받는 프리티우먼은 현재 가치로 8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쓸어 담았다. 이후 맥 라이언, 샌드라 불럭, 케이트 허드슨 등이 이 장르의 수많은 영화를 찍었다.
영화의 포스터도 이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진화해 이후의 작품들에 영향을 끼쳤다. WP는 “당시 이런 장르의 영화 포스터는 영화 줄거리를 보여주는 단순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었다”면서 “프리티우먼 이후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 기대고 있는 장면의 포스터들이 줄줄이 나왔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과시적 소비 부추기고 순정 로맨스의 황금기 열었다”
입력 2015-03-24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