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계열사들의 사내 유보금이 1년 새 40조원 가까이 늘어나 500조원을 돌파했다. 그룹별 사내유보금은 삼성이 200조원에 육박하고, 현대차가 100조원을 넘었다.
23일 기업 분석업체인 재벌닷컴이 국내 10대 그룹 96개 상장계열사의 2014회계연도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이들의 전체 사내유보금은 50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6300억원(8.1%)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영업이익 중 배당이나 상여 등을 제외하고 현금과 유가증권, 기계설비 등의 형태로 갖고 있는 자금을 말한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통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사내유보금이 늘어난 것은 대기업들이 배당과 상여, 투자 등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18개 상장계열사가 가장 많은 196조7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0조6500억원(11.7%)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도 1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현대차그룹 11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도 1년 전 92조800억원에서 10조700억원(10.9%) 늘어난 102조1500억원에 이르렀다. 개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9.8% 증가한 138조8700억원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 가장 많고 현대차(44조9400억원)와 포스코(42조4400억원)는 40조원을 넘었다.
유보금이 납입자본금의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사내유보율’도 96개 상장사가 1년 전 1257.6%에서 1327.1%로 69.5% 포인트 뛰었다.
사내유보율은 롯데그룹이 1년 전보다 144.5% 포인트 높아진 4773.6%로 10대 그룹 중 가장 높다. 삼성은 1년 전보다 300.6% 포인트 높아진 3494.9%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차그룹도 161.4% 포인트 개선된 1654.1%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개별 기업의 사내유보율은 SK텔레콤이 3만87.01%로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96개사 중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삼성 200조… 현대차 100조… 10대 그룹 유보금 500조 돌파
입력 2015-03-24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