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원주 옛 종축장 부지 일부를 매각해 드라마세트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대해 도의회가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도 세트장 유치 전쟁에 뛰어들어 ‘민-민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원주지역 강원도의원들은 23일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에 드라마세트장 유치를 위해 도의회가 수십억 원의 제작비 지원과 저렴한 유상임대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강원도와 원주시,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업체는 드라마 세트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부동산 차익을 노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문순 지사와 원창묵 원주시장에게 공개 토론, 사업 실패 시 주민 피해 예방대책, 종축장 인근 마을발전방안 마련, 치악산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 강구 등을 제안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민들마저 드라마단지 유치에 뛰어들어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옛 종축장 부지 인근 주민들은 지난 17일 반곡동 드라마단지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종축장 인근이 아파트 단지와 군부대, 혁신도시로 둘러싸여 낙후되고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드라마단지가 조성되면 시와 마을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치악산 드림랜드 인근 소초면 학곡리 주민들도 ‘드림랜드 드라마단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민들은 “드림랜드 드라마단지 조성은 최 지사의 공약사항”이라며 “오는 10월 도에 기부 채납되는 드림랜드 부지 활용을 위해서라도 드림랜드에 드라마단지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도는 도유지인 옛 종축장 부지에 드라마세트장을 조성키 위해 드라마 제작사에 부지(4863㎡)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회는 재정 확충 효과와 드라마 세트장이 관광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도의 매각 안을 두 차례 부결시켰다.
원주=서승진 기자
원주 옛 종축장 부지 드라마세트장 조성 갈등… 도의회 “부동산 투기 의혹” 반발
입력 2015-03-24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