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EDCF 4500만달러 제공… 7월 완공 앞두고 마무리 한창…

입력 2015-03-24 02:20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부 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옌바이성은 베트남의 가난한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다. 관광자원도 없고, 마땅한 산업도 없이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산다. 물론 변변한 병원조차 없다. 아프면 3∼4시간이나 걸리는 하노이 인근 병원까지 가야 하지만 마땅한 교통편도 없다.

지난 12일 옌바이성 최초의 종합병원 건립 현장에 갔다. 하노이에서 고속도로로 2시간을 달린 뒤 30분 정도 비포장도로를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501병상 규모의 병원은 외관 공사를 마치고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오는 7월 이 병원이 완공되면 500명의 입원환자 외에도 매일 700∼800명의 외래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모두 21개 진료과에 의료 인력만 700명에 이른다. 우리 정부는 단순히 병원만 건설해주는 것이 아니라 490여종의 최신식 각종 의료장비도 설치해준다.

수출입은행 김영석 하노이 사무소장은 “이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들은 의료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면서 “베트남 북서부 지역 거점 종합병원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재원이다. 한국은 4500만 달러(약 500억원)를 장기 저리차관으로 빌려줬고, 이 돈으로 베트남 정부는 옌바이성 종합병원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EDCF 사업은 타이드(tide·조건부) 방식으로 진행된다. EDCF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사업 입찰 자격은 한국기업으로 제한된다. 이번 사업은 6개 국내 건설사가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경쟁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 사업은 잘해야 본전”이라며 “이 사업으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향후 인프라사업 등 대형사업 수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에 대한 EDCF 지원규모는 55개 사업 20억 달러(2조2000억원)로 56개 EDCF 수원국 중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 한국기업들은 EDCF 지원을 힘입어 베트남 인프라 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고, 베트남 정부는 원조 성공사례인 한국형 개발협력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베트남 응웬 테 프엉 기획투자부 차관은 “한국은 원조를 받아 경제개발을 아주 잘한 우수한 나라”라면서 “한국의 경제개발 과정의 노하우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옌바이=글·사진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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