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 내 텐트시설에서 불이 나 어린이 3명을 포함,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사상자는 중학교 동창 사이인 두 남성의 일가족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오전 2시9분쯤 인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야외 글램핑장의 텐트 안에서 일어났다. 텐트 안에서 초롱불 같은 불꽃이 일어난 뒤 불과 3분 만에 텐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 불로 이모(37)씨와 이씨의 첫째아들(11), 셋째아들(6) 등 일가족 3명과 이씨의 친구인 천모(36)씨와 천씨의 아들(7) 등 두 가족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이씨의 둘째아들(8)은 가까스로 구조돼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다.
참변을 당한 두 가장은 중학교 동창으로 단짝 친구이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천씨가 이씨를 전도해 지난해부터 서울 소재 교회도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천씨는 개인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이고, 이씨는 과거 한복집을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가족은 전날 오후 7시쯤 서울에서 강화도로 캠핑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을 보면 이씨와 천씨는 아이들을 먼저 텐트로 들여보낸 뒤 바로 옆 바비큐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오전 1시쯤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쯤 뒤인 2시9분에 이들이 자고 있던 텐트 입구 왼쪽에서 불꽃이 일었고 불과 3분 만에 텐트 전체를 휘감았다. 옆 텐트에서 자녀와 함께 있던 박홍(42)씨가 2시13분쯤 어린아이 비명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박씨가 텐트 문을 열자 관리인 김모(52)씨가 재빨리 이씨의 둘째아들을 끌어냈다.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텐트 안쪽에 남겨진 상태였다.
경찰은 텐트 내에 설치된 전기 패널에서 누전으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텐트 재질이 가연성 천막이어서 불이 짧은 시간에 텐트 전체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텐트 넓이만큼 전기 패널이 깔려 있었고, 추워서 관리인에게 전기히터를 부탁했더니 히터는 없다면서 전기 패널의 온도를 올려줬다”고 말했다.
텐트는 6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지만 1m 정도 높이인 출입문이 단 하나뿐인 데다 문을 내리고 조명을 끄면 출구를 찾기 어려운 구조여서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서는 사용한 소화기 2대와 안전핀이 뽑힌 채 분사되지 않은 소화기 2대가 발견됐다. 텐트 안에서도 소화기 1대가 발견됐으나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관리인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하는 장면도 CCTV 영상에 담겨 있었다.
해당 캠핑장은 관할 강화군에 민박업이나 야영장 등록 신고도 하지 않은 데다 화재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보상 문제가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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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3 02:22 수정 2015-03-23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