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옛 청송교도소 독방이 공부방 변신

입력 2015-03-23 02:50
“공인중개사 시험에 꼭 합격해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겠습니다.”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는 흉악범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경북북부교도소 가운데 제2교도소는 ‘교도소 내 교도소’로 불릴 정도로 흉악범들이 즐비하다.

법무부가 정한 수용자 처우 등급에서 최고등급인 중경비시설(S4)로 분류될 정도로 수형자들의 죄질이 무겁다.

이 교도소의 850여개 수용실 가운데 90%는 독방이다.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동료 수형자를 폭행하는 등 주로 규율을 어긴 자들이 수용된다. 독방 수형자는 하루 1시간의 운동시간을 제외하고는 23시간을 독방에서 보낸다.

지난 2008년 초등학교 여자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한 조두순(63)이 여기에 수용돼 있고 ‘탈옥수’ 신창원(48)과 ‘박근혜 대통령 테러범’ 지충호(59)도 이곳을 거쳤다.

이렇게 살벌한 제2교도소 독방이 최근 들어 공부방으로 변신했다. 수형자들이 출소 후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을 교도소 측이 고민한 결과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는 수형자들의 인생 설계를 돕기 위해 최근 공인중개사반을 개설하고 이들에게 공부할 여건을 마련했다. 공인중개사 반에는 수형자 41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씩 동영상 강의를 듣고 한 달에 1∼2차례 대구의 사설학원 강사에게 특강을 들을 수도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도소 내에서 공인중개사 시험도 볼 수 있는 특전도 주어진다.

민육기 경북북부제2교도소장은 “교도소 내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수형자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수용자들의 출소 후 사회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청송=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