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땅·교통 동맥 ‘돈과 사람이 모인다’… 新수도권 핵심도시로 떠오르는 ‘통합 청주시’

입력 2015-03-24 02:46
오는 4월 2일 호남 고속철도(KTX)의 개통으로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점인 오송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세종청사와 중앙행정기관 이전 완료로 세종시 관문역이기도 한 오송역의 수요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 분기역인 KTX 오송역 전경(위). 2015동아시아문화도시에 한국 대표로 선정된 충북 청주시가 한 해 동안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다양한 문화교류를 갖는다. 지난 9일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개막행사 모습.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1946년 미군정에 의해 청주부와 청원군으로 갈라진 지 68년 만에 지난해 7월 헌정 사상 첫 주민 자율형 통합으로 다시 결합했다. 통합 후 신 수도권 핵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청주시 전경. 청주시 제공
2014년 7월 충북 옛 청주시와 청원군이 행정구역을 합친 통합 청주시는 신 수도권 핵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청주시는 경부·호남선 고속철도가 교차하는 곳이고 중부·경부고속도로에 청주공항까지 갖추고 있어 교통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동아시아문화도시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열려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하기 좋은 도시=청주시는 통합으로 도시 규모가 달라졌다. 더 이상 기업 유치용 땅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토지가 풍부해졌다. 면적은 940.28㎢로 서울의 1.6배, 대전의 1.7배에 달한다. 지자체 경쟁력을 의미하는 인구는 85만명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경남 창원시에 이어 두 번째다. 재정규모는 2조145억원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도시가 됐다. 고속철도(KTX) 오송역은 오는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경부·호남 고속철도 분기역으로 급부상했다.

시가 충북도와 함께 추진하는 청주공항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월 MRO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에 이어 일본 최대 항공사인 JAL그룹의 정비부문 자회사인 JAL엔지니어링(JALEC) 등 해외업체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공항과 연계한 항공정비 산업 유치 기반이 될 1지구는 공항과 인접한 15만3000㎡의 부지에 총 330억원을 투입해 2016년 조성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32만㎡ 규모의 2지구는 내년 2월 실시설계수립 용역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시는 국내 저가항공사(LCC) 법인 유치, 국외 LCC 투자유치 추진, 민간항공사 설립 지원 등 단계별 LCC 유치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LCC가 들어오면 법인세와 항공기 정치장 등록에 따른 재산세 수입을 올릴 수 있고 국내외 운항 노선 확대로 공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청주지역 4곳에서 새로 추진되고 있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1만8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조성 예정인 산업단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 확장(16만8000㎡), 오창하이테크밸리(174만㎡), 국사일반산업단지(57만6000㎡), 옥산2일반산업단지(34만9000㎡) 등이다. 2600억원 규모인 청주테크노폴리스 지구 확장 사업은 올해 타당성 검토 등 행정 절차가 시작된다.

이들 산업용지가 모두 분양돼 공장이 들어서면 테크노폴리스 확장 1300명, 오창하이테크밸리 1만2000명, 국사일반산업단지 2350명, 옥산2일반산업단지 2470명 등 1만812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청주에는 12개의 산업단지가 만들어져 있거나 조성 중이다.

오송역은 다음 달 2일 호남 고속철도 개통 이후 KTX 정차 횟수가 2배 가까이 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철도망 X축 연결망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됐다. 하루 KTX 정차 횟수는 주말 기준 경부·호남선 등을 포함해 총 74대에서 143대로 93% 증가한다. 호남선(용산∼광주송정)을 운행하는 KTX의 오송역 정차 횟수는 주말 기준 하루 48회(상행 26회·하행 22회)로 늘어난다. 지금은 15회에 불과하다. 전라선(용산∼여수) KTX는 오송역에 15회(상행 7회·하행 8회), 서대전 노선(용산∼익산)을 운행하는 KTX는 9회(상행 5회·하행 4회) 정차한다. 오송역의 하루 이용객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에 따라 34개 사업으로 구성된 오송역 활성화 단계별 계획을 추진한다. 우선 오송역 집중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오송역을 알리기 위해 전국단위 회의 주관·워크숍 개최, 영·호남지역 사회단체 또는 여행관계자 초청 관람행사 등을 추진한다. 민간주도의 환지개발방식으로 진행 중인 오송역세권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로 뻗는 문화도시= 청주는 세계 속의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청주는 15억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역사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인 한·중·일 3국이 문화교류를 통해 상생의 미래세계를 열어가자는 취지로 지난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올해는 청주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가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가진다.

청주는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세종대왕 초정 행궁, 상당산성, 가로수길, 성안길, 대청호 등을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공예비엔날레나 등과 연계한 3개국 예술인 참여 공연을 열 계획이다. 칭다오와 니가타에서는 전통공예 및 현대미술 특별전을 개최한다. 문화예술 분야 동아리와 시민사회단체, 교육기관이 참여하는 전시·공연·학술 등 시민 참여형 문화 교류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중·일의 공통된 문화원형인 젓가락을 소재로 한 행사가 11월에 열린다.

올해로 9회째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오는 9월 6일 개막해 10월 25일까지 40일간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Hands+, 확장과 공존’이다. Hands에 +를 붙여 공예 그 이상의 것을 표현했다. 새로운 창조시대를 맞아 변화된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공예를 조명한다는 의미다.

올해 공예비엔날레 공식 전시 행사는 기획전, 알랭드보통 특별전, 제9회국제공예공모전, 초대국가관(중국), 청주국제공예페어, 국제아트페어 등이다. 올해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드보통이 감독을 맡아 지휘하는 특별전을 통해 공예와 철학, 문학의 만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로봇공학과 공예의 만남도 시도된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행사장 안내로봇부터 각종 공예 체험프로그램 행사장에 크고 작은 로봇들을 배치해 어린이와 청소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청주국제아트페어는 중국 미술계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위에민준과 팡리준이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23일 “앞으로 주력해 추진할 사업 분야는 단연 경제”라며 “시민의 진정한 행복은 경제발전의 토대 위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국책사업 유치와 민간 우량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청주시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