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흐름의 경기다. 분위기를 잘 탄다. 확 달아오르다가도 어떤 변수가 생기면 정반대로 흐른다. 특히 여자경기가 그렇다. 변수는 서브와 블로킹, 그리고 범실이다.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간의 2014-2015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이 열린 20일 경기도 화성체육관. 이정철 감독이 행운의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나온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2위였지만 3위 현대건설과의 상대전적에서는 오히려 2승4패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1세트 초반 강서브가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상대 주포 폴리(아제르바이잔)가 무려 6개의 범실을 기록한 덕에 25-14로 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2세트는 마치 손바닥 뒤집듯 경기 흐름이 현대건설 쪽으로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부진한 황연주를 빼고 교체멤버 고유민을 투입, 리시브를 강화했다. 1세트에 1개도 없었던 블로킹이 5개나 터지고 고유민과 또 다른 교체멤버 한유미의 득점이 가세하면서 이번에는 25-10으로 현대건설의 승리.
3세트부터는 기업은행 용병 데스티니(미국)와 폴리의 맞대결이 승부를 갈랐다. 데스티니는 2009-2010 시즌 중반 GS칼텍스에 합류해 팀을 플레이오프로 올려놓은 강타자지만 이번 시즌 득점과 서브부문 1위에 오른 ‘여자 레오’ 폴리보다 위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대학 시절 높이뛰기 선수로도 뛰었던 점프력을 바탕으로 데스티니는 후위공격 15점을 포함, 3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데스티니는 3세트 23-23에서 승리를 부르는 후위공격을 성공시켰지만 폴리의 후위공격은 코트 밖으로 나갔다. 기업은행은 4세트에서 박정아와 데스티니의 활약 속에 33-31까지 간 듀스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기업은행의 3대 1(25-14 10-25 25-23 33-31) 승리.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한 팀의 역대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100%다. 현대건설은 폴리가 35점으로 활약하고,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우위를 보였지만 상대에 비해 10개나 많은 32개의 범실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기업은행, 챔프전 한발 가까이
입력 2015-03-2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