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떼고도 강한 LG, 반격의 1승

입력 2015-03-21 03:03
‘배수의 진’을 친 창원 LG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0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LG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첫 경기를 내준 데다 경기 당일 오전에는 ‘애국가 스트레칭’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을 퇴출시켰기 때문이었다. 정규리그 득점 1위이자 최고의 테크니션인 제퍼슨이 없다는 것은 장기에서 차를 떼고 경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모비스가 어부지리로 2차전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LG가 마지막으로 기대한 것은 선수들의 단합이었다. LG 김진 감독은 “제퍼슨이 없는 것이 오히려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크리스 메시는 성실한 선수”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결국 김 감독의 바람대로 됐다. LG는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기존 선수들과 홀로 남은 외국인 선수 메시가 힘을 내며 75대 69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든 LG는 기분 좋게 홈인 창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LG 선수들은 초반부터 사력을 다했다. 제퍼슨이 있었을 때보다 오히려 유기적인 움직임이 더욱 좋았다. 김시래와 양우섭은 상대 가드 양동근을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이에 3쿼터까지 53-46으로 앞섰다. 4쿼터 초반 위기가 찾아왔다. 김시래와 양우섭에 막혀 3쿼터까지 단 4점에 그친 양동근이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7점을 내리 뽑으며 53-53 동점이 됐다. 하지만 경기 종료 4분49초를 남겨두고 메시가 연속 골밑슛으로 64-62로 만든데 이어 종료 4분19초에는 문태종이 3점포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의 유일한 외국인 선수 메시는 전 타임을 소화하며 21점에 리바운드를 무려 25개나 걷어냈다. 모비스 선수 전체가 기록한 29개와 맞먹는 수치다. 메시는 특히 상대 특급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완벽 봉쇄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날 21점을 넣었던 라틀리프는 메시에 막혀 단 11점에 그쳤다. 메시는 “정말 내 모든 것을 쏟아내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면서 “풀타임은 이전에도 많이 소화해봤기 때문에 체력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매 게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패장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방심하면 지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모비스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장소를 바꿔 22일 오후 4시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울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