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김모(34)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울 관악구 모텔에서 문모(18) 신모(18)양을 만났다. 이들과 ‘조건만남’이란 성매매를 갖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김씨가 샤워하고 나오는 순간 주모(19) 임모(19)군이 방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내 동생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김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주군 등은 김씨 휴대전화를 빼앗아 김씨 어머니와 회사 연락처를 파악한 뒤 “성매매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김씨는 지갑에 있던 20만원을 건넨 뒤 집으로 돌아가 추가로 139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12일 새벽 김씨 집을 찾아가 한 차례 더 협박했다.
김씨는 “누가 한밤중에 문을 두드린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뒤늦게 찾아온 사람이 주군 등임을 알고 출동한 경찰에게 “아는 동생”이라며 둘러댔지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에 사실을 실토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가출 청소년인 주군 문양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도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PC방비나 식비 등을 마련하려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듯하다”며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건만남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이런 어른 못된 짓 배운 10代들… ‘조건만남’ 유혹 후 협박 돈 뜯어
입력 2015-03-21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