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사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승리를 축하했다. 선거 결과가 나온 지 이틀이 지나서다. 다른 유럽 국가 정상들은 대부분 전날 축하 전화를 했다. 주저하다 마지못해 한 듯한 인상이 뚜렷하다. 깊이 파일 대로 파인 두 사람 간 감정의 골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오바마의 어조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단순한 추론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이 총리로 있는 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감안해 “현재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한 이스라엘과 주권을 갖고 자립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으로 이어질 두 국가 해법에 대한 미국의 오랜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미국이 두 국가 해법을 명시하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통과에 동의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악화된 양국 관계 개선이 현 시점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개선 노력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미 행정부의 분위기를 파악한 때문인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할 수 없다던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강경 일변도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MSNBC 방송에 출연해 “상황 개선을 전제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정책을 바꾼 게 아니며 하나의 국가 해법을 원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하고 평화로운 두 국가 해법을 원한다”며 “다만, 그러려면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거운동 기간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던 강경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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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네타냐후에 ‘이-팔 2국가 해법’ 강조
입력 2015-03-21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