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크리스천 작가로 기독교 작품만 60여권을 낸 김성일(사진) 장로가 기존의 저서와 달리 아주 생소한 주제의 장편 소설 ‘까치와 고양이’(더드림)를 출간했다.
작가는 동물애호가나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신문 혹은 잡지에서 학대당하거나 버림받는 동물들에 관한 충격적인 기사를 접할 때마다 무심코 그런 기사들을 스크랩해 왔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악성 전염병의 유행으로 가금류, 가축류가 대량으로 도살되고 소각되는 장면을 접하고 보면서 마치 인간 자신의 일인 듯 전율을 느끼게 됐다.
“이 땅에 사는 동물들은 왜 창조되었던 것일까?” 성경에 보면 모든 생물은 인간에게 유익과 위안을 주고, 인간과 소통하며 교감하는 반려적 존재로 창조된 것 같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그러나 사람이 하나님을 떠난 후 모든 동물과의 관계는 점점 살벌해지기 시작했으며, 짐승의 가죽은 사람의 옷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고 가축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로 희생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작가는 특히 홍수가 끝난 후에 하나님이 사람에게 육식을 허락하셨기 때문에 모든 동물은 약육강식 시대로 들어섰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사람에게 채소와 열매를 먹게 하셨던 하나님이 왜 홍수가 끝난 후에는 모든 동물을 잡아먹도록 허락하셨단 말인가? 또 그런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사람이 가축을 치는 과정에서 그 생명을 함부로 다루고 마구 학대해도 되는 것일까?
저자의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채소와 열매만 먹게 하셨던 하나님이 홍수 이후 사람에게 동물을 먹도록 하신 이유도 궁금했다.
특별한 목적 없이 동물에 관한 기사들을 스크랩하던 작가는 날이 갈수록 인간의 성품이 비정하고 잔혹해지는 것을 목격하며 도저히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창작에 나섰다.
짐승의 시선으로 본 인간의 모습은 어떤 존재일까? 작가가 총 24가지 이야기로 이끌어낸 이 책의 주인공 까치와 고양이는 기독교 창조신앙을 기저로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책과 영성] 동물 눈으로 본 인간들의 모습은?… 김성일 장로 소설 ‘까치와 고양이’
입력 2015-03-21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