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한·미, 다층적 탄도미사일 구축해야” 사드 배치 우회적 시사 주목

입력 2015-03-20 03:21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18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과 미국이 ‘다층적이고 상호운용적인’ 탄도미사일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19일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이날 비공개로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분과위에 이 같은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다층적인’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거론한 것은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배치를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찬포럼에서 “개인적으로 (미국 군당국에) 사드의 전개에 대한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다층 방어망 시스템을 갖춘 반면에 한국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KAMD)을 구축을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 간 미사일 방어능력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뮤얼 라클리어 태평양사령관도 서면증언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해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유지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역내 통합미사일 방어능력(IAMD)강화를 위해 우방들이 협력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임스 시링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장은 사드의 해외 배치를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링 청장은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가까운 미래에 한국과 중동에 사드가 배치될 수 있느냐’는 리처드 셀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시링 청장은 “올해안 미군에 사드 포대 4개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면 보고서에서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17년까지 7번째 사드 포대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위협이 감지되기 전에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 군함과 괌에 배치된 사드가 위협을 탐지하고 식별, 요격하는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