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튀니지 박물관 테러는 아랍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입력 2015-03-20 03:50
외국인 관광객 등 19명의 희생자를 낸 튀니지 박물관 총기 테러 사건은 ‘아랍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로 간주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는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나라이자 지난해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등 아랍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변신해온 나라다.

튀니지는 2010년 말 재스민 혁명으로 장기 독재 정권을 타도했다. 이후 민주주의 시위가 주변국으로 번지면서 아랍의 봄으로 이어졌다. 튀니지는 지난해 2월 민주헌법을 채택한 데 이어 11월 대선을 치러내면서 아랍의 봄의 유일한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은 ‘서구의 산물’인 민주주의가 아랍을 휩쓰는 데 반발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 역시 민주주의에 타격을 주기 위한 차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튀니지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 자원에 테러를 가해 현 민주정권에 부담을 주려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튀니지 극단주의 세력 가운데 그동안 ‘이슬람국가(IS)’에 자원한 이들이 많아 이번 테러가 IS와 연계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비브 에시드 튀니지 총리는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 두 명의 신상이 ‘야신 라비디’와 ‘하템 카츠나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튀니지 정보 당국은 이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4명의 용의자를 추가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18일 낮 12시30분쯤 튀니지 수도 튀니스 국회의사당 인근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 외국인 관광객 17명을 포함해 모두 19명이 숨졌다. 숨진 외국인은 일본인 3명을 비롯해 폴란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출신이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