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한 어머니의 눈물어린 호소가 아들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샤프카트 후사인(25)은 19일 오전 6시로 예정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었다. 후사인은 흰 옷으로 갈아입고 유언장 작성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형 집행을 불과 4시간 앞두고 대통령의 사형 집행 연기 명령서가 송달되면서 72시간의 유예기간을 얻게 됐다고 익스프레스 트리뷴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후사인은 14세 때인 2004년 7세 어린이를 살해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7년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테러대응책으로 그동안 유예한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나서면서 처형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후사인의 어머니 마크니 베굼(사진)과 인권단체들은 수사와 재판 과정이 부당하게 진행됐다며 사형 집행 중단을 호소했다. 베굼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들은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며 “제발 아들을 살려달라”고 절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리프리브도 “유죄를 입증할 유일한 증거인 자백은 아흐레 동안 그를 독방에 가둔 채 구타하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고문해 받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법률상 18세 미만의 범죄자에게 법정 최고형은 종신형이지만 재판 당시 경찰이 후사인의 나이를 23세로 기록해 사형이 선고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맘눈 후사인 대통령이 집행을 보류하고 재조사를 지시함에 따라 범행 당시 그의 나이가 18세 미만이었음이 확인되면 사형 집행은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베굼은 소식을 듣고 “밤새 뜬눈으로 기도했지만, 아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기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월드 화제] 죽음 문턱서 아들 구한 어머니의 눈물 호소
입력 2015-03-20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