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서도 탑승권 바꿔치기

입력 2015-03-20 02:57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한항공에서도 탑승권 바꿔치기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중국인 2명이 캐나다로 밀입국하기 위해 한국인 2명과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만나 탑승권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탑승권을 바꾼 한국인과 중국인 등 4명은 현재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인천발 밴쿠버행(KE071) 탑승권을 지닌 한국인 2명은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인천발 방콕행(KE659) 탑승권을 가진 중국인 2명을 만나 탑승권을 바꾼 다음 방콕행 여객기에 탑승했다. 중국인 2명은 중국 선양에서 들어와 인천을 경유, 방콕으로 향하는 탑승권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인 2명은 한국인들로부터 받은 탑승권으로 밴쿠버행 비행기에 타려 했지만 탑승구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자 탑승을 포기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미국 호주 캐나다행 노선 등에서는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지만, 방콕행 등 일부 노선은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대한항공 카운터에 방콕행 탑승권 분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한국인 2명이 비행기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 기내에서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여권을 회수했다. 한국인 2명은 방콕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인 17일 인천공항으로 이송해 법무부에 인계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밀입국을 주선하는 범죄단체가 인천공항에서 일부 노선에 대해서만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는 특성을 교묘히 악용한 사례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즉각 18일부터 모든 국제선 탑승구 앞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라는 지침을 항공사에 내렸다.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도 탑승권 바꿔치기로 홍콩발 인천행 항공기가 회항한 바 있다. 대한항공 측은 “방콕행 비행기가 출발한 지 3시간이 넘었고, 수하물이 없는 승객들임을 감안해 유관기관과 협의 후 운항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