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마사이족이란 부족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마사이 신발로 유명한 이 부족은 키가 크고 용맹하며 전사가 되기 위해 사자와 맞서기도 한다.
소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어느 마사이 부족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번은 동네 소들이 예전처럼 젖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자 큰 고민에 빠진다. 그때 한 청년이 밤에 몰래 숨어서 소들을 지켜보니 하늘에서 눈이 부시도록 예쁜 선녀가 내려와 젖을 짜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며칠이 지나 청년은 덫을 설치해 그 선녀를 붙들었다. 선녀는 알 수 없는 큰 상자를 하나 내밀고 절대로 열어보지 않는 조건대로 청혼을 받아들였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청년은 그만 상자를 열고 말았다. 하지만 그 속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자 선녀는 낙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아요. 그 안에는 하늘나라로 가득 차 있어요. 그 안에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다 담아 두었어요. 내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 당신과 어떻게 함께 살 수 있나요?”
이 책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와 우리가 어떻게 관계돼 있고, 교회는 어떤 관계를 가지며, 나아가 세상의 역사와는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신학교 교수로 11년간 사역을 마치고 목회 현장에 나왔을 때 가장 놀란 사실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나라’이다. 그러나 마땅히 교회의 중심이 돼야 할, 모든 성도의 소망이어야 할 하나님 나라가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대신 온통 다른 것들로 가득했단다. 축복, 교회 성장, 죽은 뒤에 가는 천국 등등이다. 저자는 “축복도 귀하고, 천국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교회의 근본일 수 없다”면서 “하나님 나라는 교회의 근본일 뿐 아니라 모든 사역의 목적”이라고 역설한다.
윤중식 기자
[책과 영성-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 축복·교회성장 찾다 잃어버린 하나님 나라
입력 2015-03-21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