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공룡’ 이케아의 국내 판매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물가와 구매력 등을 감안해 비교했을 때는 네 번째로 높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비싼 가격으로 ‘이케아 호갱님’(호구와 고객님의 합성어로 이용당하기 쉬운 손님을 칭하는 속어) 논란이 일고 있지만, 매장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49개 제품 가격을 OECD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 이케아의 판매 가격은 전체 21개국 중 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각국의 물가 등을 고려한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해 비교했을 때는 헝가리 폴란드 체코에 이어 네 번째다.
49개 제품을 품목별로 봤을 때 OECD 국가 평균보다 국내 판매 가격이 높은 제품은 44개(89.7%)였다. 또 35개(71.4%) 제품은 비싼 순으로 5위 안에 들었다. 이 중 ‘피에스 2014 수납테이블’은 한국 이케아 판매가격이 12만9000원으로 OECD 평균 판매가(8만1107원)보다 59.1% 비싸다. 절대액으로는 ‘스톡홀름 3인용 소파’의 가격이 OECD 평균보다 87만4796원(41.2%) 높다.
이케아는 북유럽풍 디자인의 조립식 가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다. 전 세계 47개국에 365개 매장을 갖추고 있고, 2010년 기준 매출액만 37조원에 달한다. 이케아는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 광명시에 세계 최대 규모로 국내 첫 매장을 열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개장 초기부터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다. 전 세계 이케아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호갱노노’(hogangnono.com)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호갱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케아 광명 매장은 개장 3개월 동안 인산인해였다. 이케아는 18일 기준 누적 방문객수가 220만명을 돌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케아는 또 총 500명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45%(중복응답)가 이케아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케아 제품이 외국 판매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국내 가구 브랜드보다는 저렴하다고 소비자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연맹은 “해외 가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지만 국내 매장 개장 이전에 병행수입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었던 이케아 제품보다는 평균 37.4%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한국 이케아, OECD국가 중 두 번째로 비싸… 물가·구매력 감안하면 판매가격 4번째로 높아
입력 2015-03-20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