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윈도10 운영체제(OS)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윈도 불법 사용이 가장 많은 중국에서 정품 유무에 상관없이 윈도10을 무료 업그레이드하는 파격적인 결단도 내렸다.
MS는 18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에서 ‘윈도 하드웨어 엔지니어 커뮤니티’ 기술회의를 열고 샤오미와 협력해 스마트폰 Mi4(미4)에 윈도10을 시범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미가 제품을 생산할 때 윈도10을 설치해서 나오는 건 아니다. ‘파워 유저’ 중 일부를 대상으로 미4에 별도로 제공되는 윈도10 시험판을 설치해 사용한 후 MS에 문제점을 보고하는 테스트로 진행된다.
테스트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윈도10 OS를 설치했을 때 MS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문제없이 구동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MS와 샤오미 모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후 MS는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을 내걸고 모바일 시장에서 추격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MS의 설 자리는 마땅치 않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사들은 윈도 OS가 깔린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시도는 장기적으로 MS가 다른 OS가 설치된 스마트폰에 사용자가 직접 윈도10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MS는 윈도10이 스마트폰부터 PC까지 모든 기기에서 통합적으로 구동되는 OS라고 강조하고 있다. 윈도10이 설치된 PC를 사용한다면 스마트폰도 윈도10이 깔려 있어야 끊어짐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허 문제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샤오미로서도 MS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이득이 될 수 있다. MS는 안드로이드 관련 특허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리 마이어슨 MS 윈도 총괄 부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윈도10을 올해 여름 190개국에서 111개 언어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레노버, 텐센트, 치후360 등 중국 대기업과 손잡고 기존 윈도 사용자들에 대한 무료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마이어슨 부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품인지 불법 설치한 것인지에 상관없이 중국 내 사용자들은 모두 무료로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MS는 지난 1월 윈도7과 윈도8 정품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윈도10을 1년간 무료로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동안은 윈도 OS 판매를 중요한 수익원으로 여겼다면 윈도10부터는 윈도 OS는 무료로 제공하고 그 안에서 앱 구매,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생태계를 구축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모바일 생태계 넓혀라” 다급한 MS… 中 샤오미와 손잡고 ‘윈도 베팅’
입력 2015-03-20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