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한국산 남성 화장품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남성들이 전체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향후 한국산 화장품의 시장 진출 기회 역시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올해 1월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HS코드 3304 기준·미용 혹은 메이크업용 제품류와 기초화장품)에서 한국 화장품 수입액이 처음으로 프랑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9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2012년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남성 라인은 매년 100% 이상씩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대표적 상품인 ‘포레스트 포맨 퍼펙트 올인원 에센스’는 한 가지 제품으로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제품 특성으로 스킨케어 제품 사용 단계가 짧은 중국 남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남성이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인이나 여자친구 같은 대리 구매 시에도 멀티 제품들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한 LG생활건강의 ‘후’에 대한 중국 남성 소비자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올해 2월까지 국내 면세점에서 남성 화장품 ‘후 공진향 군’과 ‘후 천기단: 군 화양’ 라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96% 신장했다. 왕의 상징인 곤룡포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처럼 국산 남성용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우선 중국 내 남성용 화장품 시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패션이나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루밍족’도 크게 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 내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남성 페이셜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지만 2019년에는 2배 규모인 154억 위안(2조7600억여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중국 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성용 화장품 외에 남성용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남성 1인당 스킨케어 비용 지출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남성 화장품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이처럼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입이 급증하면서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4195만5000달러로 일본(4173만4000달러)을 따돌리고 2위를 기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대륙 남성들까지 사로잡은 한국 화장품… ‘가꾸는 남자’ 급속 증가로 한국산 진출 더 확대될 듯
입력 2015-03-20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