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만나/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질 법한 이 감성적인 가사는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서 ‘대세’로 불리는 작사가 김이나(36·사진)의 작품이다. 아이유의 히트곡 ‘좋은 날’도 그가 썼다. 낯간지럽게 귀여운 이 곡의 클라이맥스는 이렇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조용필, 임재범, 성시경, 엑소(EXO) 등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다양한 가수들과 작업을 해온 김이나가 에세이집 ‘김이나의 작사법’(문학동네)을 출간했다. 1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어떻게 작사가가 됐느냐’는 질문을 받으며 일종의 부채감이 생겼다”면서 “작사의 기본 노하우부터 한 곡이 완성되는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300곡 이상 가사를 쓴 그는 지난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회원 작사가 중 저작권료 수입 1위에 올랐다. 현재 MBC ‘나는 가수다’에서 경연 가수들을 평가하는 멤버로 출연 중이다. 책엔 가수들과의 일화, 작사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법, 작사가의 일상, 개인사 등이 담겼다.
김이나는 “가수가 가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곡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달라진다”며 “가사를 쓸 때는 부르는 사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대입해 작업한다”고 밝혔다. 또 “시가 완성된 하나의 문장을 다룬다면 작사는 정해진 음절수에 따라 글을 붙여 음악을 완성하는 작업”이라며 “문학적 접근보다는 음악적 접근 방식이 맞다”고 강조했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대중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해 IT기업 아이리버와 YG엔터테인먼트에서 일했으며, 작곡가 김형석과 연이 닿아 2003년 성시경 3집 앨범 수록곡 ‘10월에 눈이 내리면’으로 작사가로 데뷔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결정적 순간을 회상할 때 내가 쓴 가사와 그 노래를 기억한다는 것만으로 작사가란 직업은 해볼 만한 것 같다”며 “언젠가는 직접 지은 소설도 출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최고 인기 작사가 김이나 “작사할 때 가수 이미지까지 치밀하게 반영”
입력 2015-03-2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