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우리경제 3%대 저성장 계속 땐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요원”

입력 2015-03-20 02:22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3%대 저성장을 이어간다면 앞으로 10년 내에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사진) 상근부회장은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 불감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4만 달러 선진국은 요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은 2만 달러를 달성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3.1%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이상인 22개국이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늘어날 때까지 기록한 증가율 6.7%의 반토막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3.1%의 성장률을 유지하게 되면 4만 달러를 달성하는 데 22년(2028년)이 소요된다. 선진국들이 걸린 13년보다 2배 가까이 긴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4만 달러 클럽’ 국가의 성장 흐름이 아니라 2만 달러 달성 이후 10년 이상 4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한 영국 홍콩 이스라엘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국가의 정체된 성장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3%대 성장세를 보이는 스페인(3.3%)은 10년 동안 3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했고 영국(3.7%)은 18년 동안이나 4만 달러 달성에 실패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긴 후 10년간 연평균 3.4%의 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2만 달러대인 우리나라가 3.1% 성장률을 나타내는 것은 성장 조로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나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 보니 성장을 위한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조로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 등을 통한 수요 진작 정책보다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공급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임금, 재정, 복지 확대를 통한 수요정책으로는 당장 경기를 부양할 순 있으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긴 어렵다”며 “과감한 규제개혁과 창조경제를 통한 공급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