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지쳐… 젊은층 귀농 러시

입력 2015-03-20 02:34

40대 이하 젊은층이 팍팍한 도시 생활을 버리고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취업난, 경기 침체에 시달리던 이들이 농촌을 대안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는 4만4586가구로 전년 대비 37.5%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하 가구는 지난해 1만7611가구가 농촌으로 옮겨 증가율이 43.0%에 달했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귀농·귀촌이 젊은 세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먹고살기 힘들어진 젊은층이 농촌에서 살길을 찾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년실업자 수는 48만4000명으로 2001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창업 기회가 많은 제주도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제가 저성장을 이어가면서 청장년 고용여건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농촌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농촌에 교통·통신이 발달한 것도 젊은층이 몰리는 원인이다.

특히 시골에 내려가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는 귀농보다는 단순히 농촌으로 이동하는 귀촌이 늘었다. 오히려 30대 이하 귀농인은 전년도에 비해 4.5% 줄었다. 지난해 농지가격이 전년보다 16.38% 오르면서 귀농에 드는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젊은층의 귀농·귀촌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농촌의 주거 여건 개선이나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귀농·귀촌인이 조합을 설립해 신규 마을을 조성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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