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미국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구상하고 있는 사드 배치 일정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9일 “미국이 최근 국방예산 삭감 등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해외 배치지역을 놓고 상대국들과 배치 장소와 시기, 비용분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드 포대 12개를 도입할 예정인 미국은 3개의 사드 포대를 텍사스 포트 블리스 육군 기지에 배치해 놓았다. 포트 블리스에는 당초 2개가 배치돼 있었으나 지난해 말 1개 포대가 추가 배치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또 1개의 포대가 놓일 예정이다.
해외 미군기지에는 현재 태평양상 괌 기지에 단 1개 포대가 배치돼 있으나 앞으로 2개 포대를 더 갖다놓을 예정인데 이 가운데 1개 포대가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기지와 주일미군기지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군사력 배치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본에는 설치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은 이미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전국에 걸쳐 촘촘히 깔아놓았고 사드와 비슷한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SM-3 미사일을 많이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사드를 배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일본은 장거리 탐지가 가능한 사드 레이더만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는 2대 사드 레이더를 설치했으며 1, 2대 정도 추가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는 지난 2005년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드 미사일 사격훈련장에서 첫 발사시험을 했으며 2009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13차례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는 트럭에 탑재되는 발사대와 요격 미사일, 항공 수송이 가능한 탐지레이더 AN/TPY-2, 커뮤니케이션 및 데이터 관리 역할을 하는 화력통제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이 문제 삼고 있는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2000㎞에 달하는 전방기지 모드와 탐지거리 1000㎞ 미만으로 탐지하는 종말기지 모드로 활용된다.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지역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은 미2사단이 옮겨갈 경기도 평택기지와 강원도 원주, 대구 등으로 알려졌다. 사드의 1차적인 목적이 주한미군기지 방호여서 대규모 미군기지가 있는 곳은 모두 후보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기 전문가들은 사드 레이더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전파가 반경 5㎞ 이내 차량과 항공기의 전자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택밀집지역에 배치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비용은 미군이 부담한다. 사드는 포대당 적게는 1조원, 많게는 2조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군이 도입하는 것이 아닌 만큼 우리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분담금의 상당부분이 들어갈 수는 있다. 미국 일각에서 지난해 괌 배치 사드 포대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것인 만큼 한국이 일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 뒤 비용분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美 사드 현황·추가 계획은… 사드 배치비용 ‘부담’ 운용비용 ‘분담’ 요구 가능성
입력 2015-03-20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