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3시즌(2016∼2019년·총 504경기) 중계권료는 무려 51억 3600만 파운드(약 8조 5000억원)에 달한다. 유럽 4대 빅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를 통틀어 최고액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최고 리그임을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별들의 전쟁’인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체면을 구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과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등 4개 팀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지만 8강에는 한 팀도 진출하지 못했다.
19일(한국시간) 끝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결과 바이에른 뮌헨(독일),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포르투(포르투갈), 유벤투스(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 AS모나코(이상 프랑스) 등이 8강 무대에 올랐다.
가장 먼저 탈락의 아픔을 겪은 프리미어리그 팀은 리버풀이다.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돌아온 리버풀은 조별예선에서 레알 마드리드, 바젤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첼시는 파리 생제르맹과 1, 2차전 합계 3대 3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렸다. 아스날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된 AS모나코와 1, 2차전 합계 3대 3을 기록했으나 역시 원정 다득점의 희생양이 됐다.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맨시티는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누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의 16강 2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홈에서 1대 2로 무릎을 꿇은 맨시티는 1, 2차전 합계 1대 3으로 무너졌다.
프리미어리그가 8강 진출 팀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2012-2013 시즌 이후 두 시즌 만이다.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고된 일정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어리그도 독일 분데스리가처럼 ‘윈터 브레이크’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과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도 같은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자체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더 큰 이유로 지목된다. 프리미어리그는 선수 영입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8강 대진 추첨은 20일 오후 8시 스위스 니옹에서 진행된다.
김태현 기자
EPL, 챔스리그 망신살
입력 2015-03-2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