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생명 위한 해경의 숭고한 희생 본받을 것”

입력 2015-03-19 03:14

“전교생 10명인 가거도 초등학교. 이곳에는 해양경찰이 꿈인 아이가 자라고 있습니다. 숭고한 희생을 곁에서 겪고 보니 지금도 제자사랑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 붓지 못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지난 13일 해경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전남 신안군 가거도 초등학교 박준현(40) 교사가 18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편지(사진)의 일부다. 박 교사는 당시 복통을 호소하며 헬기 도착을 애타게 기다렸던 A군의 담임교사다.

박 교사는 편지에서 당시 해경의 희생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박 교사는 “복통을 호소하는 어린 제자와 군함으로 이동하면서 거친 파도와 싸우며 현장을 수습하고 계시는 많은 해양경찰대원과 해군을 봤다”며 “고생하시는 분들 덕분에 아이는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적고 있다.

박 교사는 이어 외딴곳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해경과 아이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추억들도 편지에 담았다. 그는 “해양경찰에서 응급헬기로 위급한 부모님을 이송하던 중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한 아이, 임신한 어머니가 악천후로 인해 헬기 대신 경비정을 타고 가다 출산해 바다가 고향인 아이처럼 이곳에는 유난히도 해양경찰과 많은 사연을 갖고 있다”고 썼다.

박 교사는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30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이곳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와 주신 분들.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과 함께 고개가 숙여진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신안=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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