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원내대표, 김관진·한민구 잇따라 만나… ‘사드 배치’ 물밑 조율?

입력 2015-03-19 02:33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최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각각 만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국내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 공론화에 불을 지피면서 청와대·정부와 각을 세운 것처럼 비춰졌는데, 물밑에선 긴밀한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한 장관을 먼저 만나고, 이번 주 초 김 실장을 만났다”며 “사드배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지난 주말 전화통화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사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정부,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었던 셈이다.

그는 “정부가 새로운 입장을 밝힌 것을 지지한다”며 “외교부가 아닌 국방부가 발표하면서 사드가 외교 이전에 국방문제임을 분명히 한 것은 올바른 대응”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국방부는 전날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에서 비롯된 사안이고, 우리 주도로 결정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 관계자는 “당의 요구를 정부가 일정 부분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사드 배치는 유 원내대표의 오랜 소신이다. 그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요격 미사일 도입을 주장해왔는데 이제 원내대표로서 당의 의견을 집약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공식화했다. 사드는 국방예산과 관련된 문제이고 북핵 대응책으로서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 토론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틀 만에 “우리 정부 입장은 요청도, 협의도, 결정된 것도 없다는 ‘3NO’”라고 선을 그었다. 당청 갈등설이 불거졌고 여당 내에서도 계파 간 이견이 노출됐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