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못 나오는 미시령터널 MRG 재협상

입력 2015-03-19 02:04
미시령터널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재협상 문제가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미시령터널을 운영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강원도가 MRG 재협상을 요구하며 2013년도 최소운영수입보장금 19억8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계약위반”이라며 최근 지급을 요구하는 최고장을 발송했다고 18일 밝혔다.

강원도 인제와 속초를 연결하는 미시령터널은 투자자가 30년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해 가는 조건으로 2006년 5월 민간자본 965억원을 투자해 건설됐다. 도는 실제 통행량이 예측 통행량보다 적으면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로 한 협약에 따라 2007년부터 2012년까지 187억원을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지급했다.

그러나 도는 2017년 동홍천∼양양 간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미시령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이 최대 80%까지 줄 것으로 예측하고 업체 측에 MRG 재협상을 요구한 상태다. 통행량이 줄게 되면 그만큼 도가 업체 측에 더 많은 돈을 지급해야 되기 때문이다.

도는 고속도로 개통 전인 2016년까지는 29억원을 보전해야 하지만 개통 후인 2017년에는 137억원으로 급증하고, 터널운영기간인 2036년까지 총 5234억원을 보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측은 “도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통행량이 8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자체 분석한 결과로는 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불확실한 미래예측을 갖고 현 협약을 파기하고 재협약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급을 요구하는 최고장을 발송했고 이행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업체 측은 도의 재협상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도는 업체 측이 재협상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해 국가 로펌인 정부법무공단을 선임하는 등 이미 소송을 준비해 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