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토익성적표 뽑고 짐도 맡아줍니다… 경쟁 치열한 편의점 ‘특화 서비스’ 눈 돌리다

입력 2015-03-19 02:10

‘동네 만물상’ 편의점이 서비스 상품 강화를 통해 종합 생활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비스의 경우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브랜드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어 업체별로 서비스를 특화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토익성적표 및 주민등록등본 출력을 비롯해 컬러프린트와 복사가 가능한 키오스크복합기 설치 편의점을 10개로 늘리겠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건국대와 성균관대 인근 편의점에서 시험 운영했는데, 고객들이 높은 호응을 보내자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매장을 2000여개 보유하고 있다. 현금 인출만 가능한 CD기와 달리 ATM은 입금 및 기타 은행 서비스를 대행할 수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직접 찾을 수 있는 픽업 라커 서비스와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카페 기능을 하는 서울 KT강남점에서는 3D프린터도 사용할 수 있다.

CU는 최근 서울 이태원 프리덤점 한쪽에 물품 보관함을 설치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 코스라는 점을 감안해 캐리어 등 짐을 맡아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 특성상 여행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짐을 맡길 수 있어 호응이 높다. 매출도 보관함 설치 전보다 20∼30% 정도 더 늘었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택배서비스 및 충전서비스 등과 같은 전통적인 서비스 외에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상품에서 자체브랜드(PB) 개발 같은 차별성을 두고는 있지만 대부분 상품 구성이 유사한 상황에서 서비스를 통해 집객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갖춰 방문을 유도하고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편의점의 경우 특정 상품 구매를 미리 생각하고 방문하는 ‘목적 구매’ 성향이 뚜렷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기 때문에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2분 안팎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서비스 상품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국내 편의점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일본 편의점 업계도 ‘시간 절약’이 아닌 ‘시간 소비’ 개념의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노래방과 결합된 편의점을 도입하거나 서점과 연계해 고객이 편의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1인 가구 증가로 배달서비스를 비롯한 노인 돌봄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서비스는 매장 방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고객이 ‘편의점에만 가도 원하는 서비스를 문제없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