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민영화된 2000년 이후 23건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호주 서튼 포리스트 광산 개발(530억원), 캐나다 클라판 석탄광산 개발(1955억원), 호주 로이힐 광산 개발(1조2000억원), 브라질 니오븀 광산회사 지분 참여(7300억원) 등이다. 일부는 상업생산이 시작된 곳도 있지만 아직 상업생산이 시작되지 못한 ‘개발 단계’에 있어 손익계산으로 적자 구조인 사업들도 많다. 포스코 측은 “철강 제조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여러 광석, 원료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광석과 유연탄 등 필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추진한 각종 에너지·자원개발사업에 포스코가 투자한 배경과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2010년 포스코그룹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꼽히는 대우인터내셔널(60.31%)을 3조3724억원에 인수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광물자원개발 7개, 에너지자원개발 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지분 매입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개발 건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 인수되기 이전부터 참여했던 사업이다. 암바토비 광산 지분 4%를 보유 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까지 2억 달러(2250억원) 정도를 투자했고, 아직 손실을 기록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12년 3분기에 첫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증산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며 “앞으로 28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매장량이 있기 때문에 실제 손실 여부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논란에 휩싸인 포스코의 자원개발 사업은 볼리비아 리튬 광산 개발사업이다. 포스코는 2011년 광물자원공사와 공동으로 볼리비아 리튬 광산 개발사업을 위해 볼리비아 국영 광업회사 코미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전 의원과 박 전 차관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볼리비아 정부가 리튬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면서 개발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MOU를 체결했지만 실제로 돈이 투자됐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포스코는 리튬 개발 무대를 아르헨티나로 옮겼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주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이 적용된 연산 200t 규모의 생산시설을 준공했으며, 현재 본격 생산을 위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1조2000억원이 투자된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도 아직은 손실 상태로 오는 9월 첫 본격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이 2011년 아프리카 카메룬·콩고, 짐바브웨 등 4개국을 방문하며 추진했던 자원개발 사업들은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우인터내셔널의 골칫덩어리였던 미얀마 가스전은 2013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이 시작돼 향후 25∼30년간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세전이익을 창출할 복덩이로 변신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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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9 02:25 수정 2015-03-19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