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여러분의 사랑하는 가족이 우리의 조국을 지켜 주었듯이 앞으로 우리 한화에서는 제가 여러분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 함께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형제가 배우자가 아버님이 대한민국의 수호신이었던 것처럼 여러분도 한화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며 자랑스러운 영웅으로 성장해주길 바랍니다.”
㈜한화 심경섭 대표는 18일 대전사업장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추모행사에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편지를 묵묵히 대독했다. 이날 행사는 천안함 사건 5주기를 앞두고 한화그룹에 입사한 천안함 유가족 14명을 초대해 천안함 46명 용사들의 희생정신과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한화그룹에는 김 회장의 특별 지시로 올해 7월 입사가 예정된 1명을 포함해 천안함 유가족 14명이 일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글로벌인재 채용을 위해 방미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던 중이었다. 귀국 도중 천안함 사건으로 순국한 46용사의 소식을 접한 김 회장은 유가족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단기적·물질적 지원보다는 항구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무진에게 유가족 채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한화그룹은 천안함 사건 유가족 중 사망자의 직계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1명을 채용하고, 사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까지 대상을 확대해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14명의 유가족은 김 회장의 제안으로 한화에 입사해 현재 ㈜한화, 한화갤러리아, 한화생명 등에 근무하고 있다.
김 회장은 편지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신용과 의리를 바탕으로, 동반자 정신으로 한 걸음씩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런 약속의 의미로 김 회장이 직접 서명한 편지와 선물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고, 천안함 애도기간에 특별휴가 2일도 제공했다.
유가족 중 ㈜한화에 입사한 서정길(31)씨는 “천안함 사건 당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지만 국민들의 성원에 힘을 낼 수 있었고, 특히 김 회장님의 따뜻한 손길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는 앞으로도 천안함 유가족 중 취업을 희망하는 24명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연령, 경력,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합한 자리에 최우선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유가족 직원에 격려 편지 “한화, 천안함 유족의 든든한 가족 될 것”
입력 2015-03-19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