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교회가 침체된 상황에서 복음주의 신학을 표방하며 유럽 교회 부흥의 교두보를 자처하고 나선 소형 신학교들이 있다. 영국 웨스트신학교와 독일 BSB(Bible Seminar Bonn)다. 이들은 작지만 부흥의 불길을 일으킬 불씨운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과 유럽 재복음화의 교두보 지향=웨스트신학교는 1984년 영국 웨일즈 지역 복음화를 위해 설립된 신학교다. 영국 내 자유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신학교는 다수 있지만 복음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신학교는 웨스트신학교를 포함해 6개밖에 없다. 2007년 서울 사랑의교회와 협약을 맺었으며, 2012년엔 한국 최초의 순교자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 선교사를 기념하는 건물을 건립했다. 현재 150명의 영국 학생들이 신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23명의 한국학생이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조너선 스테판(64) 웨스트신학교 총장은 “1900년대 초 대부흥을 경험했던 웨일즈는 마을마다 3∼4개의 교회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영적 부흥을 체험한 세대가 가고 자유주의 신학과 세속화가 밀려들면서 교회가 폐쇄되는 등 위기상황에 봉착했고 웨일즈에 영적 흑암이 깔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총장은 “석탄산업이 발달했던 웨일즈는 과거 산업혁명을 이끈 지역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면서 “그러나 1980년대 탄광 대부분이 폐쇄되면서 실직사태가 벌어졌고 윤리·도덕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생겨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랑의교회로부터 영적 도전을 받았고 동역자들이 생기면서 교회개척 운동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로 지역에 4개 교회가 세워졌다”면서 “아시아 교회가 기독교 종주국인 유럽, 특히 영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스테판 총장은 “토마스 선교사 순교를 두고 당시 선교단체들은 ‘선교에 실패했다’고 평가했지만 하나님께선 한국교회 부흥이라는 기적을 일으키셨다”면서 “우리 학교도 비록 작지만 영국과 유럽 재복음화의 교두보가 되고자 한다. 지역 재복음화의 임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성경의 절대성 강조, 전도 중시하니 교회성장=BSB도 복음주의 신학을 철저히 고수하는 독일 내 신학교 중 하나다. 이 학교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자유교회에 소속된 신학교로 현재 400명의 재학생이 있다. 하인리 덕슨(46) 총장은 “러시아계 독일인 250만명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70년대부터 러시아에서 이곳으로 이주했으며, 700개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면서 “순수한 복음정신을 지키기 위해 BSB 신학교를 1993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은 마르틴 루터에 의해 시작된 종교개혁이 500주년 되는 상징적인 해다. 독일어로 번역된 성경이 다수 있지만 정작 대다수 독일인은 성경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덕슨 총장은 “독일교회 예배당의 자리가 계속 없어지는 이유는 성경의 절대성을 부인하고 전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예수의 절대성을 부인하면 사명도 상대화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와 영적 관계성을 강조했다. 덕슨 총장은 “한국의 제자훈련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성경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말씀이며 제자훈련 없이 교회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신앙관이 맞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 “BSB 학생들은 한국교회의 영성을 본받고자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독일에 20여개 교단이 있지만 가장 빨리 성장하는 곳은 자유교회이며, 복음화율이 낮은 구 동독지역에 꾸준히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덕슨 총장은 “하나님께서 언젠가 당신의 교회를 그곳에 지으실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땅을 가꾸고 있지만 언젠가 한국처럼 씨를 뿌리고 거둘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젠드(영국), 본하임(독일)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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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