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전광판에 새겨진 스코어는 15대 0.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아이스슬레지하키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스웨덴 외스테르순드에서 열린 2015 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대회 B풀(Pool) 풀리그 2차전에서 폴란드를 15대 0으로 대파했기 때문이다.
IPC는 한 경기에서 한 팀이 15골 이상 득점한 사례는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대회 A풀, B풀을 망라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신기록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주회하는 IPC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이 평창패럴림픽을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하는지 잘 보여 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스웨덴과 함께 2연승을 기록, 목표로 잡은 우승과 A풀 승격을 향해 순항했다. 세계선수권대회 A풀은 평창패럴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평창패럴림픽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권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낼 계획”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1위나 2위를 차지하면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A풀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A풀에서 5위 안에 들면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신는 대신 썰매를 타고 펼치는 아이스하키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B풀 우승을 차지했고 2012년 세계선수권 A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로 높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는 열악하다. 실업팀은 2006년 창단된 강원도청이 유일하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밖에 없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1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강국들과 친선경기를 했는데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며 “실업팀이 더 생기고 지원도 늘어 우리 선수들이 더 많은 친선경기를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타임아웃]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사고’ 저지르다… 세계선수권 B풀서 폴란드 15대 0 대파
입력 2015-03-19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