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름철 강남역 일대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해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 정비 등 3대 긴급 대책을 내놨다. 특히 침수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초동 삼성사옥 연결통로를 이전하거나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삼성과의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인 유역분리터널 공사와 경부고속도로 지하를 활용한 대심도 터널 공사는 중장기대책으로 남겨뒀다. 이에 따라 기존 배수시설을 정비하는 수준의 대책으로 올해 강남역 침수를 막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17일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당장 올여름 피해를 막기 위해 삼성사옥 인근 역경사 하수관에 분리벽을 설치해 빗물을 임시로 분산하겠다”며 “근본적으로 지하철역 연결로의 이전·폐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정상 절차를 밟아 연결통로가 설치됐지만 그 탓에 하수관의 일부 구간이 높아져 전체 통수능력의 15%밖에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며 “삼성 측과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수관로는 보통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어야 하는데 삼성사옥 인근 하수관로는 사옥과 강남역을 연결하는 지하보도 설치를 하면서 하류측이 약 1.8m 높은 역경사로 시공돼 강남역 부근에서 물 흐름을 막아 침수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는 또 고지대인 역삼동∼강남역 역경사 관로구간 230m에 분리벽을 설치해 역삼동에서 흐르는 빗물을 초기부터 역경사 하수관로로 분산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가 진흥아파트 일대 노면수와 기존 저지대로 유입되는 우성아파트, 신동아아파트 일대 빗물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폭 2m, 연장 155m의 유입관로 1개를 7월까지 추가 설치키로 했다. 아울러 강남대로 주변으로 고지대 지역의 노면수 유입을 막기 위해 횡단 하수관거, 연속형 빗물받이 등을 늘리기로 했다. 배수구역 경계조정은 오는 8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중장기대책인 유역분리 터널은 반포천 통수능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유역분리터널은 우면산 예술의전당 일대(서초 1,2) 빗물을 반포천 중류(고속터미널)로 분산해 홍수방어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터널은 교대역앞∼반포천(성모병원 앞) 구간에 직경 7.5m, 연장 1.3㎞ 규모로 설치되며 내년 4월에 공사에 착수해 2019년 우기 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3대 긴급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역분리터널 공사와 대심도 터널설치가 핵심인데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일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상습 침수 강남역 일대 하수관로 바로잡는다… 서울시, 3대 긴급대책 발표
입력 2015-03-18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