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인원·기간 늘리고 난이도 높인다… 수능개선위, 시안 발표

입력 2015-03-18 02:55

수능개선위원회가 석 달 논의 끝에 17일 발표한 수능 개선안의 결론은 ‘위원회’ 신설이다. 출제 오류 사태를 막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내놓은 처방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선위는 수능-EBS 연계율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과 학부모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물수능’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올해 수능은 영어영역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EBS 연계율 70%’를 유지한 배경에 EBS 수능 강의의 사교육 억제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1∼2014 EBS 수능 강의 성과분석 연구’ 보고서를 보면 EBS 수능 강의로 인한 사교육비 억제액은 2010년 6526억원에서 2014년 1조1374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런 효과를 포기하기 어려웠으리란 것이다.

또 현재 고교 1∼3학년은 학년별로 수능 시험방식이 모두 다른 기현상을 겪고 있다. EBS 연계율까지 바꿀 경우 수험생의 혼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 절대평가 등 수능과 관련된 정책 변화가 산적해 있어 굳이 EBS 연계율까지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 개선위는 2년 연속 불거진 출제 오류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외부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수능분석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수능부터 허용될 출제진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신 자료를 확보키로 했다. 탐구영역의 과목별 출제인원을 현재 4∼5명에서 5∼6명으로 늘리고, 출제기간도 이틀씩 늘리기로 했다. 검토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여전히 ‘수박 겉핥기’ 처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양정호 교수는 “교수 중심의 문제 출제, 특정 대학 출신이 출제위원 다수를 차지하는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개선위는 영역별 만점자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을 막고 적정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내겠다고 했다. 지난해처럼 실수로 한두 문제를 틀리면 등급이 급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4.3%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수학 B형이나 3.37%였던 영어의 경우 올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히 지문 연계 방식의 변화가 논의되는 영어영역이 더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